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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담다

성경인물로 보는 신앙 - 마리아의 순종

봄앤소소 2026. 9. 29. 08:42

목차


    성경인물로 보는 신앙

     

    마리아의 순종은 무엇을 의미할까



    성경에는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우리에게 조금 특별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인물입니다.

    우리는 흔히 마리아를 생각하면
    예수님을 낳은 어머니,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여인,
    그리고 순종의 사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마리아의 이야기를 조금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녀의 순종이 결코 가볍거나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뜻은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인 동시에
    자신의 삶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찾아와 말합니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 누가복음 1장 31절

     

    마리아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였습니다.

     


    그런 마리아에게
    아이를 잉태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단순히 놀라운 소식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리아에게는 앞으로 감당해야 할 현실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의 유대사회로 보면 처녀가 잉태하는 일은 사형감이었습니다.

    요셉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가족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앞으로 내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성경은 마리아가 그 모든 생각을 하나하나 설명했다고 기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상황이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순간,
    마리아는 자신이 생각했던 삶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했습니다.

     

    마리아는 모든 것을 알고 순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마리아의 순종을 생각할 때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리아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자라나면서 어떤 일을 하실지,
    십자가에서 어떤 일을 겪으실지,
    자신이 어떤 슬픔을 지나게 될지
    그때의 마리아가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말합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 누가복음 1장 38절

    참 놀라운 말입니다.

    “제가 다 이해했습니다”가 아닙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겠습니다”도 아닙니다.

    그저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자신의 앞날을 모두 알지 못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자신을 맡긴 것입니다.

    순종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때때로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뜻을 들었을 때 아무런 두려움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리아의 모습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두려움이 없어서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 있음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앞날을 다 알지 못해도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는 것.

    그것이 마리아가 보여준 순종의 모습이 아닐까요.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도 이해되지 않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싶지만
    마음 한편에는 두려움이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나는 믿음이 부족한가 봐.”
    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리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조금 다른 것을 보여줍니다.

    믿음은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순종은 자신의 삶을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마리아의 순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말씀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원했던 삶의 방향을 내려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의 시선과 오해를 감당해야 했고,
    자신이 사랑했던 요셉과의 관계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안전을 먼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것을
    “무조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마리아의 순종은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긴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자신을 하나님께 맡긴 것입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마리아가 자신을 표현한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마리아는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손에만 쥐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자신을 하나님의 뜻 안에 맡겼습니다.

     

    여기에서 순종의 본질을 생각하게 됩니다.

     


    순종은 단순히
    “시키는 대로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신앙에서의 순종은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어 합니다.

    결과를 알고 싶고,
    내가 선택한 길이 안전한지도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확실해진 다음에야
    움직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믿음은 때때로
    결과를 알기 전에 한 걸음을 내딛게 합니다.

    마리아가 그랬습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였지만, 모든 것을 쉽게 살아낸 것은 아닙니다

    마리아의 이야기를 아름답게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탄생 이후에도
    마리아의 삶에는 수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사람들에게 오해받는 아들을 바라보았으며,
    마침내 십자가 앞에 서게 됩니다.

    누가복음에는 시므온이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라.”
    — 누가복음 2장 35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다고 해서
    그 이후의 삶이 늘 편안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마리아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처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고백했던 그 순종은
    그녀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마리아에게서 배울 수 있는 신앙

     


    마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신앙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모든 것을 이해한 뒤에 믿는 것은 아닙니다.

    마리아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우리 역시 때로는
    이해보다 믿음이 먼저 필요한 순간을 만납니다.

    2. 순종은 나에게 유리한 선택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이
    언제나 편안하고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오해를 견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마리아의 순종은
    그 사실을 보여줍니다.

    3. 순종은 한 번의 결심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는 고백 이후에도
    마리아의 삶에는 수많은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순종은 어떤 순간의 감동적인 결심이라기보다
    그 이후의 삶 속에서 계속 하나님을 신뢰하는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나에게도 ‘마리아의 순간’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마리아같은 순종을 결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삶에도
    마리아처럼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고,
    내가 생각했던 계획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삶이 흘러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께 묻습니다.

    “왜 하필 저인가요?”

    “정말 이 길이 맞는 걸까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답을 한꺼번에 보여주시기보다
    오늘 내가 걸어가야 할 한 걸음을 보여주실 때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마리아도 모든 것을 알고 순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알았던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는 것,
    그리고 그 하나님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순종은 하나님께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달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순종을 생각하면서
    내 신앙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하나님의 뜻을
    내가 원하는 범위 안에서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결과가 마음에 들 때만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모든 것이 이해되고
    내가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에만
    하나님을 따르고 있지는 않은가.

    마리아의 순종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순종은 어쩌면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 저는 다 알지 못하지만
    주님은 아십니다.”

    "주님이 옳으십니다"

    라고 고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리아의 순종을 생각하며

     


    마리아는 특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었던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녀 역시 한 사람의 평범한 여인이었고,
    자신에게 닥칠 일을 모두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손에 맡겼습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순종은
    단순히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내 계획과 하나님의 뜻이 다를 때,

    내가 원하는 답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이 다를 때,
    앞이 보이지 않아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두려울 때.

    그때 마리아의 고백을 떠올려 봅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모든 것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드리는 고백.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며 배워가야 할
    순종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내 삶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내일을 아시는 하나님을 믿으며
    한 걸음씩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작은 순종 하나하나가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큰 뜻 안에서
    귀하게 사용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나.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길 소망합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 누가복음 1장 3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