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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담다

성경인물로 보는 신앙 - 기드온의 순종

봄앤소소 2026. 9. 29. 10:10

목차


    성경인물로 보는 신앙

     

     

    기드온의 순종, 두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딛는 믿음

     

     

    '두려워하지말라, 강하고 담대하라'

    성경에서 많이 등장하는 말씀입니다.

    나는 어떤 상황에도 두려워하지 않을수 있을까? 

     

     

    저는 처음에 성경을 읽으면서
    ‘순종하는 사람’은 늘 담대하고 확신에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망설이지 않고 움직이고,
    두려움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

    그런데 기드온을 보면 조금 다릅니다.

    기드온에게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확신이 부족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여러 번 확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기드온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기드온의 이야기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의 순종’이라기보다
    두려움이 있지만 하나님을 믿으며 한 걸음 내딛는 순종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숨어 있던 사람에게 찾아오신 하나님

     


    사사기 6장을 보면 이스라엘은 미디안 사람들의 압제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농사를 지어 수확할 때마다 미디안 사람들이 쳐들어와 곡식과 가축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때 기드온은 포도주 틀에서 밀을 타작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밀을 타작하는 곳은 넓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어야 하지만, 기드온은 미디안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숨어서 밀을 타작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기드온의 상황과 성격이 잘 드러납니다.

    기드온은 숨어있었습니다.

    그런 기드온에게 하나님의 사자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뜻밖의 말을 합니다.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
    — 사사기 6:12

     

    기드온의 현재 모습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호칭입니다.

    숨어서 밀을 타작하고 있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큰 용사’라고 부르셨습니다.

    아마 기드온에게는 자신이 큰 용사라는 생각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집안이 므낫세 지파 중에서도 약하고, 자신의 아버지 집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말합니다.

    기드온은 자존감이 낮은자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기드온에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순종은 확신이 생긴 다음에 시작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드온의 모습을 보면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는 처음부터 모든 것이 확실했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시는 것이 맞습니까?”

    기드온은 하나님께 여러 가지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표징을 구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기드온을 보면서
    ‘왜 이렇게 믿음이 부족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기드온은 두려웠지만 하나님에게서 멀어지지 않았습니다.

    의심이 생겼을 때 하나님을 떠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다시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확인한 뒤
    조금씩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믿음이란 언제나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도
    하나님의 말씀을 붙드는 것이 믿음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작은 순종부터 요구하셨습니다

    기드온에게 처음 주어진 명령은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당장 전쟁터로 나가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아버지 집에 있는 바알의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드온은 어떻게 했을까요?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이에 기드온이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신 대로 행하되 아버지의 집과 그 성읍 사람들을 두려워하므로 이 일을 감히 낮에 행하지 못하고 밤에 행하니라.”
    — 사사기 6:27

    여기서 참 인간적인 기드온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했습니다.

    하지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밤에 행했습니다.
    완벽하게 담대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 있었다는 사실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행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순종도 어쩌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마음이 선뜻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결과가 걱정되고,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순종하기 전에
    먼저 두려움이 사라지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기드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려움이 없어져야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순종입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의 연약함을 아셨습니다

     


    기드온에게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장면이 있습니다.

    전쟁을 앞두고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군대를 크게 줄이십니다.
    이스라엘 군대가 너무 많아 자신들의 힘으로 승리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기드온과 함께 남은 군사는 300명뿐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두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무조건
    “두려워하지 마라”라고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기드온의 두려움을 아시고
    그가 진영으로 내려가 적군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셨습니다.

    기드온은 적군의 꿈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미디안을 그의 손에 넘기셨다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이 장면이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이 연약하다는 것을 모르셨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연약함을 아시고 그가 순종할 수 있도록 믿음을 세워주셨습니다.

    순종은 ‘내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를 믿는 것

    기드온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순종의 중심이 ‘나의 능력’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300명의 군사로 많은 미디안 군대를 상대해야 했던 기드온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확신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 말씀을 따라가겠습니다.”
    라는 믿음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기드온의 순종은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비슷한 순간을 만납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인가를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지만
    내가 가진 능력은 너무 작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은 부족하고,
    상황은 불가능해 보이고,
    사람들의 시선도 두렵습니다.

    그때 우리는 자꾸 내 능력을 바라봅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신앙은 때때로 질문을 바꾸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면 어떻게 한 걸음 내딛을까?’로.

     

    오늘 나에게 필요한 순종은 무엇일까

     


    기드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기드온처럼 큰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순종은 아주 작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사과해야 하는 일일 수도 있고,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일 수도 있고,
    미루고 있던 일을 정직하게 시작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을 알면서도
    두려워서 뒤로 물러서고 있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순종은 언제나 거창한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인생을 한순간에 바꾸는 큰 결단이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드온의 순종을 생각하며

     


    기드온은 처음부터 용감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숨어 있었고,
    두려워했고,
    확인하고 싶어 했고,
    하나님께 여러 번 표징을 구했습니다.

    어쩌면 이런모습은 나의모습,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않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런 기드온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기드온은 자신의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움직인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가지고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기드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순종에 대한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두렵지 않은가?”가 아니라
    “두려운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믿고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가?”

    믿음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흔들리면서도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고,
    두려우면서도 말씀을 붙들고,
    확신이 부족하면서도 한 걸음씩 따라가는 것.

    그 작은 걸음들이 모여
    순종의 길이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작은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아직 용기가 충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확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기드온처럼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오늘 우리가 드릴 수 있는 믿음의 순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려움이 없는 순종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선택하는 순종.

    오늘은 그 믿음을 배워봅니다.